[앵커]코로나 여파를 비껴간 곳 가운데 하나, 골프장입니다.해외로 나가는 대신 국내에서라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고, 밖에서 하는 운동이라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 때문입니다.'퍼블릭'이라 불리는 대중제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 40%를 넘었습니다.사람들이 몰리면서 대중제란 말이 무색하게 평일 이용료가 20% 가까이 올랐습니다.여기에 일부 대중제 골프장은 세금 혜택을 받고도 회원제와 비슷한 방식으로 영업을 하다 최근 국세청에 적발됐는데요.문제는 세금을 빼돌린 게 확인되도 단속이나 제재하기가 힘들다는 겁니다.조정인 기자입니다.

 

[리포트]충북의 한 대중제 골프장입니다.코로나 19 특수를 타고 평일에도 예약 잡기가 힘듭니다.대중제 이름에 맞게 누구나 싸게 이용하라는 취지로, 개별소비세와 토지세 등을 면제받습니다.그런데 이 골프장, '우선주'란 이름으로 사실상 회원권을 팔았습니다.

 

[골프장 관계자/음성변조/OO 골프장 관계자/음성변조 : "(우선주 회원(예약)이요.) 회사명이 어떻게 되세요? (회사명이 있어야 (예약) 가능한 건가요?) 아, 지금 회원님이 아니신 거예요?"]

 

이런 사실을 적발한 국세청은 이미 5년 전 세금 148억 원을 부과했습니다.하지만 조세심판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.현행법상 대중제골프장이 과세대상에서 빠져 있어 회원제 운용 여부에 따라 세금을 물릴 순 없다는 이유였습니다.세금을 덜 내고 이익은 더 챙길 길이 열리자 그 뒤 다른 대중제 골프장도 가세했습니다.콘도 회원권 소유자에게 골프장 우선 예약 혜택 등을 주거나, 골프장 주식을 사면 해당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.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런 문제가 지적됐고, 국세청이 전국 대중제 골프장 3백여 곳을 다 조사했습니다.10% 정도인 33곳에서 비슷한 편법 영업이 확인됐습니다.그러나 제재 권한이 있는 자치단체는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않고 있습니다.

 

[서천범/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: "관련 법 규정이 애매해서 공무원들이 행정소송에 휘말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않고, 또 실익도 없기 때문에 제대로 단속이 안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."]이런 사이 대중제 골프 이용료는 계속 올랐고 영업이익률은 회원제의 두 배 정도로 커졌습니다.

 

[양경숙/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: "편법운영이나 세금을 탈루하는 문제들을 제대로 적발해 내고 조치가 가능할 수 있어야 되는데, 그런 점들이 아직은 법적으로 미비합니다."]사실상 회원제 영업을 하고 있는 대중제 골프장에서 덜 걷은 세금은 지난 한 해만 천억 원 정도로 추정됩니다.KBS 뉴스 조정인입니다.

 

촬영기자:김상하 김상민/영상편집:남은주/그래픽:최창준

 

2021. 07. 16 | KBS뉴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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